내 아이와 로봇의 일자리 경쟁 : 4차 산업혁명과 자녀교육

 "내 아이와 로봇의 일자리 경쟁이라니 당신 너무 앞서가는 것 아냐?" 택배로 온 책을 열어본 아내가 내게 처음 한 말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책 제목은 물론, 표지 곳곳에는 4차 산업혁명이나 다가오는 로봇 시대 등 우리가 익히 들어서 알고는 있지만 정확히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는 잘 모르는 단어들로 가득했습니다. 게다가 이런 것들과 아이가 경쟁해야 하고 이겨야 한다니...

 첫 장을 넘겨 저자 소개를 살펴보니 지은이 이채욱씨는 윤선생영어교실 스마트연구본부장을 맡고 있고 로봇 시대 미래교육 전문가라고 적혀 있습니다. 누가 인정한 로봇 시대 미래교육 전문가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교육 분야에서 오랜 기간 일해온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책은 총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번째 파트에서는 현재 우리 생활에 로봇 또는 인공지능이 얼마만큼이나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를 설명하며 불안을 조장합니다. 두 번째는 이러한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로봇과 경쟁해서 이기는 방법에 대해서 서술해 놓았고, 마지막 파트는 아이가 로봇을 이기는 방법을 익힐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부모의 역할을 제시해 놓았습니다.

 저자는 로봇 시대 미래교육 전문가답게 단순한 개인의 생각이 아닌 다양한 데이터를 근거로 로봇이 앞으로 대체하게 될 수많은 일자리를 알려주는데, 그 핵심은 어떤 일자리를 알고리즘화할 수 있는가? 없는가?입니다. 알고리즘화할 수 있는 대부분의 일자리들은 로봇들로 대체될 것이고 없어질 위험이 높은 일자리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또, 여러 가지 직군에 대한 미래 예측도 틈틈이 해놓았는데 교육 관련직의 경우, 알고리즘과의 상광 관계가 낮아 로봇으로의 고용 대체 위험도는 매우 낮았지만 인구감소로 인해 전망이 밝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미래 전망이 밝지 않다고 해서 아이가 원하는 직업을 갖지 못하도록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어린 시절 다양한 꿈을 꾸던 아이들이 중고생이 되어서는 대부분 공무원이나 회사원 등 안정적인 직업을 희망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안정적인 직업의 대부분은 로봇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민등록등본, 등기부등본 발급, 전입신고 등 예전에는 주민센터에 가야만 할 수 있었던 일들이 이제는 인터넷이나 자동발급기에서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계좌개설이나 이체도 휴대폰 하나면 충분합니다. 이러한 단순한 행정업무는 고용 대체율이 90%가 넘습니다. 

 저자는 부모들에게 요구합니다.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가슴 뛰게 하는 일이 뭐야?"라고 물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한편으로는 학부모들의 불안함을 해소해주는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구글 번역기 등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외국어 교육은 필요 없는 것일까?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IT와 인공지능과 같은 이과 계열인데, 그렇다면 문과의 전망은 지금보다 더 어둡다는 것인가?

 정답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 책에는 로봇 시대 미래교육 전문가의 답변이 적혀있습니다.

 마지막 파트는 부모들의 역할이 써져있는데, 저자 역시 부모라서 그런지 앞의 내용과 조금 통일되지 않는 내용도 있는데, 앞에서는 그렇게 불안을 조장하더니 마지막에서는 아이들 각자가 행복해지면 그만이라는 무책임한 말도 합니다.

 또, 켈 로빈슨의 말을 인용하여 부모가 아무리 걱정하고 애써도 아이들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세상은 지금의 부모 세대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다를 것입니다. 때문에 어느 정도는 예측하고 준비를 해 놓아야만 변화에 대한 충격으로부터 아이들을 지켜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준비를 위한 많은 것들을 이 책을 통해 저자는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하게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자의 말처럼 아이들 각자가 행복해지면 그것만으로도 좋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니까요.

컬쳐300으로부터 제품을 무상으로 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