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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수술 전날) 경희대 의료원에 입원했습니다. 본문

푸름이네 일상/슬기로운 병원생황

(입원, 수술 전날) 경희대 의료원에 입원했습니다.

쿠킹몬스터 2019. 7. 23. 08:00

 지난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일정대로 5월 9일, 회기동에 위치한 경희대 의료원에 전방십자인대 재건 및 반월판 연골 봉합 수술을 위해 입원했습니다. 4월 22일에는 수술 전 검사도 받았는데요. 피 검사와 엑스레이, 심전도 검사를 실시했고, 다행히 특별한 이상 소견이 없어 예정대로 수술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속초에서는 당일 9시쯤 출발했고요. 하남에 있는 갈비도락에서 장인, 장모님께 점심을 얻어먹은 후 오후 2시경, 경희대 의료원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해서는 바로 입원 수속을 밟았는데요. 입원 전 안내사항 책자를 받고, 서약서에 서명을 한 후, 현재 건강 상태에 대한 질의응답을 실시했습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입원하는 당일, 입원 전 안내 책자를 교부해 준다는 것인데요. 모르고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입원 시 준비물품이나 반입금지 물품 그리고 보호자 동반 및 상주에 관한 내용은 미리 알려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수술전 검사를 하러 입원 전에 한 번은 들려야 하거든요.

 그럼 여기서, 저희가 아내가 입원을 위해 준비한 물품 리스트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참고로 물품들은 캐리어에 넣어서 아내가 몇 번 왔다 갔다 하며 옮겨주었습니다.

 입원실은 14층을 배정받았습니다. 경희대 의료원이 워낙 오래된 건물이라서 사실 입원실 상태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는데요. 막상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보니 최근에 리모델링을 마쳐 굉장히 깔끔한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정형외과 입원실은 6인실이 아닌, 4인실이 다인실이라서 각 병상에 할당된 공간도 넓었고 공기(?)도 쾌적했습니다. 또, 방 안에 화장실 겸 샤워실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침상의 모습인데요. 환자용 침상도 새것이고, 보호자용 침상도 접으면 의자로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어서 좁은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침상 옆에는 개인 냉장고와 번호 키가 부착된 옷장 겸 보관함이 있었는데요. 특히, 냉장고에는 냉동실도 있어서 수술 후 아이싱을 할 때 굉장히 유용했습니다. 또, 침상 전체를 커튼으로 가릴 수 있어서 개인 프라이버시도 지킬 수 있습니다. 에어컨은 히터 겸용으로 천정에 부착된 시스템 에어컨입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벽에 부착된 멀티 패널(?)인데요. 전원 콘센트가 무려 6개나 되었고, 패널 하단에 부착된 조명과 천정에 부착된 개인 조명을 켰다 끌 수 있는 스위치도 부착되어 있습니다. 특히, 개인 조명의 경우 새벽시간에 혈압 측정을 할 때 굉장히 유용했습니다.

 제가 배정받은 자리는 창가 쪽이라서 창밖으로 경희대의 아름다운(?) 정경과 대학생들의 등하교 모습을 볼 수 있었고요. 창을 통해 환기도 시킬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 밖의 편의 시설로는 복도 끝에 위치한 다용도실이 있는데요. 다용도실에는 냉온 정수기와 전자레인지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입원실 배정이 끝나면 병실 출입을 위한 출입증을 나눠주는데요. 환자용은 손목에 차는 형태이고 보호자용은 목에 걸 수 있는데 형태입니다.

 경희의료원은 대학병원이라서 그런지 병문안 통제를 철저하게 시행하고 있었는데요. 면회시간은 평일 18:00 ~ 20:00, 주말 10:00 ~ 12:00, 18:00 ~ 20:00입니다. 면회시간 외에는 출입증에 있는 바코드가 없으면 엘리베이터나 출입문을 이용할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12세 이하 아동이나 노약자 등도 병문안이 제한된다고 합니다.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나면 제일 먼저 간호사 선생님이 와서 피검사를 위한 채혈을 하고요. 소변검사도 실시합니다. 그리고는 의사 선생님이 와서 십자인대 수술을 자가건으로 할지 타가건으로 할지를 경정하라고 하는데요. 물론, 두 방법의 차이점은 의사 선생님께서 자세히 알려주십니다. 제가 기억나는 대로 적어보면요.

 자가건은 말 그대로 본인의 인대를 사용해서 수술을 하는 것이고요. 주로 허벅지 바깥쪽 햄스트링 인대 3개 중에 안쪽에 있는 인대를 사용하거나 십자인대를 사용한다고 합니다.(이건 교수님이 열어보고 판단하신다고 하네요^^;;) 자가건의 장점은 아무래도 본인 것을 사용하는 것이라서 타가건에 비해 인대가 조금 더 빨리 붙는다는 것과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것이고요. 단점은 허벅지 부위도 칼을 대야 해서 감염의 위험이 있을 수 있고 수술시간도 조금 더 길어진다는 것입니다.

 타가건은 미국에서 수입해온 죽은 사람의 인대를 사용하는 것인데요. 타가건의 장점은 까다로운 미국 의료 기준을 통과한 재료(?)인 만큼 안전하다는 것과 수술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외부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자가건에 비해서 조금 늦게 붙고, 가격도 비쌉니다.

 저는 빠른 회복을 원하기 때문에 자가건으로 결정하였습니다.

​ 오후 5시쯤에 드디어 회진시간을 통해 제 수술을 집도해 주실 윤경호 교수님을 뵐 수 있었는데요. 교수님은 제 무릎상태-전방십자인대 파열, 반월상 연골판 바깥쪽, 안쪽 모두 파열에 대해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시고, 전방십자인대 봉합은 자가건으로 실시할 것이고, 연골의 경우 생각보다 찢어진 상태가 심하지 않으면 절개를 하고, 아니면 봉합을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절개를 하느냐 봉합을 하느냐에 따라 재활도 달라질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오후 6시, 제 인생의 첫 병원밥이 나왔는데요. 육개장과 부침개 그리고 나머지 반찬의 간도 적당하고 맛있었습니다. 식사가 나올 때는 직원분이 침상으로 가져다주시지만 반납할 때는 직접 가져다 놓아야 합니다.

 식사를 한 후에는 무릎 엑스레이 촬영을 했는데요. 단순히 무릎을 촬영하는 것이 아닌 도구를 이용한 엑스레이 촬영이었습니다. 무릎에 압박을 주기도 하고, 관절을 최대한 꺾어서 또, 구부려서도 촬영했습니다.

 오후 7시 40분, 제 인생 최초의 수액을 꽂았습니다. 수액은 퇴원하는 날까지 계속 맞고 있어야 했는데요. 이 수액 관을 통해 진통제와 항생제도 투여하게 됩니다.

 잠시 후, 간호사 선생님이 금식 팻말을 침상에 걸어주시며 12시 이후에는 물도 먹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제 왼발 등에 낙서(?)를 하고 가셨고요.

 그리고 잠시 후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벌어졌는데요. 남자 간호사 선생님이 제 다리털을 바리깡으로 모두 잘라 버리신 겁니다. 그것도 엉덩이 바로 밑까지 꽤 깊숙이!!

 그리고는 소독약을 한가득 발라주시고 떠나셨습니다.

 주저리주저리 쓰다 보니 포스팅이 정말 길어졌는데요. 이 모든 일이 하루, 아니 오후 2시 입원 이후에 벌어진 일입니다. 중간중간에 간호사 선생님께서 수시로 혈압과 온도도 체크해 주시는데요. 그건 너무 자주 하는 것이라서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짧지만 긴 하루를 마치고 낯선 병실에서 아내와 함께 평소보다 늦은 잠을 청했습니다. 그런데... 새벽 2시쯤 누군가 저희를 깨웠습니다.

 다음 포스팅을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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